스포츠 사진가는 경기 한 번에 수천 장을 찍는다. 대부분은 버려진다. 몇 장은 하이라이트 영상에 실린다. 그리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범주에 떨어지는 사진이 있다. 자세가 어긋나거나, 타이밍이 빗나갔거나, 물리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장면들이다.
이 갤러리는 그런 사진 30장을 모았다. 허공에 뜬 장대높이뛰기 선수, 기하학을 위반하는 각도로 접힌 레슬러, 가장 민망한 순간에 중력에 붙잡힌 치어리더. 사진 속 선수들은 모두 몇 년씩 훈련을 거쳐 침착한 모습을 만들어냈다. 셔터는 다른 순간을 골랐다.
요즘 스포츠 카메라는 초당 20프레임을 찍는다. 테니스 랠리 한 번이면 200장, 기계체조 연기 한 편이면 600장이 쌓인다. 그중 선수가 벽에 걸어두고 싶은 컷은 세 장쯤 된다. 나머지는 선수가 공개되지 않기를 바라는 컷들이다. 이 갤러리는 그 후자에 속한다.
스포츠 사진을 전설로 만드는 것은 운동 능력만이 아니다. 수영 선수가 너무 빨리 수면에 떠오르며 짓는 표정일 때도 있고, 레슬러가 테이크다운 중 몸이 꺾이는 각도일 때도 있다. 때로는 인간 골격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밀어붙인 자세 자체가 주인공이 된다.
첫 장의 장대높이뛰기 선수는 방금 바를 넘었다. 몸은 아직 뒤로 활처럼 휘어 있고, 입은 벌어져 있으며, 두 팔은 위성과 하이파이브라도 할 기세로 천장을 향한다. 등 뒤의 바는 거치대에 그대로 놓여 있다. 매트에 발이 닿기도 전에 환호가 시작된 셈이다. 절대적 자신감이거나, 중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잠깐 잊은 것이다.
앞으로 이어지는 모든 사진은 평범한 두 프레임 사이의 한 찰나를 포착한다. 통제가 풀리고 물리 법칙이 주도권을 잡은 순간, 사진가가 때맞춰 잘못된 타이밍에 셔터를 눌렀다. 30장을 넘기며 가장 마음에 드는 한 장을 골라보자.
갤러리에 담긴 종목은 다양하다. 육상, 수구, 체조, 테니스, 야구, 피겨 스케이팅, 레슬링, 치어리딩, 미식축구, 비치발리볼까지. 종목마다 고유의 리듬이 있고, 유니폼이 있고, 홍보 자료와는 전혀 다른 프레임을 뽑아내는 자기만의 방식이 있다. 회전 중인 체조 선수는 물리 교과서 삽화 같고, 테이크다운에 들어가는 레슬러는 조립에 실패한 가구 같다. 공중에 던져진 치어리더는 앞으로 3초간 되돌릴 수 없는 인생 결단을 방금 내린 사람처럼 보인다.
30장을 하나로 묶는 공통점은, 선수가 의도한 것과 카메라가 기록한 것의 간극이다. 의도는 늘 경기였다. 결과는 경기일 때도 있었고, 종목 협회조차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범주의 정지화면일 때도 있었다. 각 사진에는 선수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카메라는 무엇을 잡았는지, 그 둘이 왜 어긋났는지 짧게 풀어둔 해설이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