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 진열장에 둘 사진이 있고, 단톡방에 올릴 사진이 있다. 이 갤러리의 25장은 전부 후자다. 하나같이 선수의 동작이 딱 한순간 웃긴 쪽으로 틀어진 그 찰나를, 카메라가 봐주지 않고 잡아냈다.
중력과 재협상에 들어간 체조 선수, 자기 스케이트 날을 향해 활짝 웃는 선수, 공이 아니라 동료를 후려친 골키퍼. 아무도 포즈를 잡지 않았다. 그게 웃음 포인트의 전부다.
재미의 절반은 대비에서 온다. 사진 속 인물은 수많은 관중 앞에서 고속으로 어려운 기술을 해내는 정상급 선수들이다. 기량은 진짜다. 타이밍이 무자비할 뿐. 한 프레임만 빨랐거나 늦었어도 아무도 저장하지 않을 평범한 하이라이트로 끝났을 것이다.
경기 몇 시간 만에 SNS를 휩쓴 사진도 있고, 사진 에이전시 창고에서 몇 년을 잠자다 바로 이런 기획을 위해 꺼내진 사진도 있다. 공통점은 선수가 의도한 것과 렌즈가 실제로 남긴 것 사이의 간극이다.
중력과의 의견 차이, 거울이 한 번도 돌려준 적 없는 표정, 그리고 최소 두 번은 경기 속도의 공이 얼굴과 만나는 장면을 보게 된다. 다들 멀쩡히 털고 일어났다. 사진만 남았다.
넘겨 보면서 계획과 결과의 간극이 가장 큰 한 장을 직접 골라 보길.
플로어 연기 도중, 이 체조 선수는 중력과 잠깐 의견이 갈렸다. 그리고 카메라는 그 논쟁의 양쪽 입장을 모두 기록할 만큼 정확한 순간에 도착했다. 몸은 아직 회전 중이고 팔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착지점을 향해 뻗어 있다. 얼굴은 이미 상황 보고를 마쳤다. 계획대로 안 되는 중.
한 프레임만 뒤로 가면 그냥 평범한 텀블링이었다. 이 한 장에서는, 정점의 고도에 얼어붙은 노력 그 자체다. 점수는 무난했다. 사진이 더 웃긴 이야기를 들려줬을 뿐.
플로어 연기는 90초 안팎이다. 초당 10프레임으로 찍는 기자는 연기 한 편당 900장이 넘는 이미지를 건진다. 대부분은 정리된 라인과 곧게 뻗은 발끝. 그중 한 줌만 이렇다. 이 사진이 그 한 줌이고, 나머지 899장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