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선수가 포인트 사이 베이스라인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머릿속에서 방금 랠리를 되감으며 모든 선택이 잘못됐다고 결론 내리는 사람의 느리고 잰 걸음이었다. 라켓은 한 손에 헐겁게 걸려 있었다. 다른 손은 특별히 무언가를 향하지 않은 채 허공을 휘저었다. 샷 선택을 두고 자기 자신과 사적인 언쟁을 벌이는 테니스 선수의 만국 공통 신호다.
포인트 사이 걷기는 테니스의 진짜 드라마가 사는 구간이다. 몸은 자동항법으로 베이스라인을 향해 움직이고, 뇌는 '왜 네트에 서 있는 상대에게 드롭샷을 쳤는가'에 대한 전면적 사후 분석을 돌린다. 걸음은 8초 걸린다. 내부 토론은 체인지오버 전체를 잡아먹는다. 이 선수의 버전은 제스처 중간에 잡혔고, 이는 빈방에서 혼자와의 언쟁에서 지는 사람을 현장에서 붙잡은 사진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