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선수가 드롭샷을 받아내려고 낮게 주저앉았고, 카메라는 정면에서 양 무릎이 90도 이상으로 접힌 모습을 잡았다. 운동학적 자세가 무게 중심을 코트면 가까이 끌어내렸다. 얼굴에는 테니스공을 상대로 인질 협상을 벌이는 사람의 표정이 걸려 있었다. 집중은 만점, 품위는 0점.
드롭샷은 받는 선수로 하여금 1초도 안 되는 사이에 앞으로 돌진해 낮게 웅크리도록 만든다. 몸은 공이 요구하는 곳으로 가고, 평정심은 살짝 뒤처져 따라온다. 그 200밀리초 남짓한 간극이 카메라의 영역이다. 공은 돌아갔다. 포인트는 이어졌다. 사진은 운동학적 사투와 표정 조절이 서로 다른 타임라인에서 돌아가는 유일한 프레임을 얼렸고, 선수가 집중이라 부를 그 얼굴을 관객은 더없이 무방비한 얼굴이라 부를 만했다.